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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하러 캠핑가자

by 라바루 2025. 4. 18.

 

체스하는 할아버지

 

체스를 처음 시작하게 된 건 몇 년 전 스위스를 여행하던 중이었어요. 베른이라는 도시를 걷다가, 조용한 골목길에서 우연히 커다란 야외 체스판을 마주쳤거든요.

그 위에서는 중절모를 쓴 스위스 할아버지들이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체스를 두고 계셨고요. 서로 말을 아끼며, 정중하게 수를 주고받는 모습이 너무 멋지게 느껴졌어요. 그날 이후로 체스가 계속 마음속에 남더니, 결국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체스판부터 사게 됐죠.

 

제가 고른 체스는 나무 케이스에 담긴 심플한 디자인이에요. 크기도 아담해서 가방에 쏙 들어가고, 꺼내면 바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죠.

작년 여름에는 이 체스판을 들고 계곡, 카페, 캠핑장까지 다양하게 다녔어요. 테이블만 있으면 어디든 체스판을 펼칠 수 있다는 게 정말 편하고 좋더라고요.

 

조용한 자연 속에서 ‘똑딱똑딱’ 말을 하나씩 움직이며 집중하는 그 시간이 참 특별했어요. 커피 한 잔 옆에 체스판을 펼치고, 친구와 한 판 두는 시간은 제게 정말 큰 힐링이었죠. 뭔가 여유롭고 고급스러운 취미를 갖게 된 기분이랄까요?

 

 

체스 생각보다 훨씬 단순해요.

체스 룰

처음 보면 어려워 보이지만, 기본 룰만 익히면 누구나 금방 시작할 수 있어요.

말은 총 6종류가 있는데요:

 

  • 킹(King): 모든 방향으로 한 칸씩 이동
  • 퀸(Queen): 상하좌우, 대각선 전 방향 자유 이동
  • 룩(Rook): 상하좌우 직선 이동
  • 비숍(Bishop): 대각선 이동
  • 나이트(Knight): ‘ㄴ’자 형태로 점프
  • 폰(Pawn): 앞쪽으로 한 칸씩 전진 (처음은 두 칸 가능)

 

 

게임의 목표는 상대방의 킹을 ‘체크메이트’ 시키는 거예요. 즉, 더 이상 킹이 도망칠 수 없게 만드는 순간 승리하게 되죠.

 

한 판 게임은 보통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려요. 저는 느긋하게 두는 편이라 1시간을 넘기기도 하고요.

처음엔 상대방이 너무 오래 생각하면 답답했는데, 어느 순간 그 시간마저 즐기게 되더라고요.

‘지금 어디에 둘까?’, ‘예상한 곳일까, 완전히 다른 수일까?’ 이런 생각을 하며 저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게 돼요.

 

예전에 ‘퀸스 겜빗’이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천장을 보며 다음 수를 그리던 장면이 떠올라 저도 따라 해봤는데… 현실은 두 수에서 막히더라고요. 그래도 그 집중의 시간이 참 재밌습니다.

 

 

체스를 추천하는 이유

 

체스를 하다 보면 다른 생각이 싹 사라져요. 머리를 꽤 많이 써야 하고, 한 수 한 수에 집중하게 되니까요.

가끔은 한 판 끝나고 나면 머리가 살짝 탈진한 느낌도 들지만, 그만큼 몰입했던 증거겠죠.

 

특히 여행지에서 체스를 하면 그 여유로운 분위기와 잘 어울려요.

바람 소리 들리는 계곡 옆에서, 혹은 캠핑장의 조용한 밤에 체스를 두면 정말 분위기 있습니다.

 

시끄러운 보드게임과는 달리(시끄러운 보드게임도 좋아하지만),

체스는 조용히 앉아 진지하게 즐길 수 있어요.

전략 짜는 걸 좋아하거나, 고요한 취미를 찾는 분들께 정말 추천하고 싶어요.

무엇보다도 공간 제약 없이 어디서든 펼칠 수 있다는 점이 체스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예요.

 

작은 체스판 하나만 챙기면 됩니다.

여행지에서, 캠핑장에서, 혹은 조용한 카페 구석자리에서

지인과 마주 앉아 한 판 두는 시간. 그게 바로 체스가 주는 특별한 즐거움이에요.

한 번 빠지면 계속 생각나는, 그런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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