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라바루입니다 😊
남해는 집에서 4시간이 넘는 거리인데도 벌써 다섯 번이나 다녀왔으니 저에게는 꽤 익숙한 곳입니다.
제가 남해를 이토록 자주 찾는 이유는 바다를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기자기한 섬들과 어우러진 바다 풍경이 마음을 고요하고 편안하게 해주기 때문인 것 같아요. 동해의 깊고 웅장한 매력이나 서해의 노을 지는 감성하고는 또 다른, 남해만의 정겨움을 소개하겠습니다.
남해 독일마을: 추억의 당케슈니첼
남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관광지 중 하나가 바로 독일마을이에요. 마을의 집들은 실제로 주민들이 살고 있어서, 큰길 외에는 조용히 구경하는 편입니다. 카페나 식당마다 주차 공간이 있지만, 주말에는 주차하기가 쉽지 않아서 꼭대기에 있는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주차하고 내려오면서 보는 풍경이 정말 멋져서 걷는 즐거움도 큽니다.
독일마을에는 제가 좋아하는 ‘당케슈니첼’과 바다뷰의 큼직한 카페들이 많아서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를 즐기기 좋아요.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 정신없을 수도 있지만, 식사 시간대를 잘 맞추면 한결 쾌적하게 커피나 맥주를 마시며 풍경을 만끽할 수 있어요.
당케슈니첼은 첫 남해 여행 때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의 추천으로 오픈 초기에 방문했던 곳이에요. 한 시간 넘게 줄을 서서 들어갔는데, 짙은 색의 반질반질한 나무와 흰 벽의 조화, 빨간 액자, 샹들리에 등의 인테리어에 먼저 반하고 슈니첼과 굴라쉬 맛에 두 번, 세 번 감탄했어요. 기다린 보람이 있는 몇 안 되는 곳이었죠. 그때 이후로 남해에 갈 때마다 꼭 들르는 필수 코스가 되었습니다.
남해 여행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당케슈니첼의 굴라쉬 맛이 생각난다는 게 우습지만, 어떤 장소에 가면 특정 음악이나 음식, 향기가 떠오르는 것처럼, 저에게 남해는 처음 먹어보았던 그 굴라쉬입니다.
비밀스러운 정원, 섬이정원
섬이정원 역시 첫 남해 여행 때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께서 보석 같은 곳이라고 추천해 주셔서 방문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가는 길이 표지판도 헷갈리고 입구도 찾기 어려웠지만, 일단 들어서면 말 그대로 '비밀의 화원'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길을 따라 다양한 꽃과 장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중간중간 쉴 곳도 많아 여행 중에 들러 힐링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어요.
최근에 다시 방문했을 때는 예전보다 관리가 조금 아쉬운 느낌이었지만,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면 꼭 책 한 권 들고 가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물론 벌레 기피제는 필수겠지만요!) 유명 관광지가 아닌 이런 곳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은 여행의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은모래비치에서의 여유
솔직히 은모래비치는 동해나 제주도에 비하면 바닷물 색이 아주 예쁜 편은 아니에요. 하지만 이곳만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갈 때마다 파도가 잔잔하게 치고 모래알이 부드러워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어 다니기에도 정말 좋아요.
지난번에는 은모래비치 캠핑장에서 2박을 했는데, 아침에 해무가 드리운 멋진 풍경에 푹 빠져 캠핑 의자를 가져다 놓고 커피를 홀짝이며 힐링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캬..
남해는 익사이팅한 여행지라기보다는, 섬과 섬 사이의 고요함과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시간을 즐기는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난티 남해와 이터널저니
아난티 남해는 이름만 들어봤지 직접 방문한 건 처음이었는데(이터널 저니만), 예상보다 이터널저니(서점)의 퀄리티와 분위기가 좋아서 이 근처를 지나갈 때 들르기 아주 좋은 곳이었어요. 좋은 호텔이 그렇듯, 인테리어와 향기가 좋았고, 1층에 있는 작은 식료품점에는 처음 보는 제품들이 많았습니다. 2층 이터널저니에는 볼만한 책들과 사고 싶었던 잡화들이 가득했죠. 옷, 액세서리, 패브릭 퍼퓸, 앞치마, 가방 등 다양했는데, 남편이 하나 고르라고 해서 꼼꼼하게 골라 그림책 한 권과 3만 원짜리 패브릭 퍼퓸을 사서 지금까지도 아주 잘 쓰고 있답니다. 나올 때 1층 식료품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이좋게 하나씩 들고 "이번 여행 아주 좋았노라"며 흐뭇하게 말하는 저를 보면, 여행이 좋긴 좋지만 가끔은 쇼핑이 사람을 참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깨닫곤 해요. (그래도 짠순이 기질은 어디 안 가서 쓸데없는 곳에 돈 쓰는 걸 싫어하긴 합니다!)
그림 같은 다랭이마을
다랭이마을은 계단식 논이 인상적인 곳으로, 위에서 바다와 논을 함께 바라보는 모습이 이탈리아 포지타노를 연상시키는 느낌을 줍니다. 😆 초록빛과 푸른빛이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죠. 주말에는 주차 공간이 부족할 수 있으니 되도록 평일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해요.
남해의 맛, 물회
남해에서 먹었던 물회들은 모두 제각기 매력이 있고 맛있었습니다. 최근에 방문했던 곳은 '남해 전복 물회'라는 가게였는데, 물회도 푸짐하고 양념도 맛있었고 무엇보다 가게가 깔끔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카카오 평점이 높아서 선택했는데, 남해 중간쯤에 위치해 있어 중간에 들러 식사하기 좋고 주차도 괜찮았습니다.
남해 여행을 벌써 다섯 번이나 갔지만, 며칠 정도 시간이 생기면 '여기 갈까 리스트'에 꼭 올라가는 곳이에요. 심지어 남해의 작은 편집숍에 구경 갔을 때, 제가 남해에서 4박을 하고 간다고 하니 사장님께서 놀라시며 "왜 남해에 그렇게 오래 있느냐"고 말씀하셨는데, 무슨 의미로 하신 말씀인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남해를 찾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 조금은 '슴슴한' 여행지'를 찾으신다면, 남해 여행을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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